[이용재의 식사(食史)] 중국식 라면 '쏸라펀'에 담긴 삼국지 도원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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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비효 작성일21-05-15 13:36 조회7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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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와 도원결의의 음식 ‘쏸라펀’편집자주※이용재 음식평론가가 격주 토요일 흥미진진한 역사 속 식사 이야기를 통해 ‘식’의 역사(食史)를 새로 씁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 모여 결의를 다지는 장면이다.“아무래도 이런 큰일을 시작하기에는 이 자리가 마땅하지 못한 것 같소. 이러지 말고 우리 달리 장소를 택해 예를 갖추는 게 어떻겠소. 마침 내 집 뒤에는 복숭아밭이 있는 작은 동산이 있는데 꽃이 한창 만발하였소. 내일 그 복숭아밭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 세 사람이 사생을 같이할 의를 맺은 뒤 큰일을 시작하는 게 어떻겠소.”이튿날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은 전날 약속한 복숭아밭에 모여 검은 소와 흰 말을 제물로 삼고 하늘과 땅에 형제가 됐음을 알리는 제사를 지냈다. 먼저 검은 소와 흰 말의 피를 섞어 서로 나누어 마신 뒤, 나란히 향을 사르며 마련해 간 맹세의 글을 읽는 순서였다.‘고하건대 여기 선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은 비록 성은 다르나 큰 의와 두터운 정으로 맺어 이제 형제가 되었습니다. 마음을 함께하고 힘을 합치어 어려울 때는 서로 구하고 위태로울 때는 도우며 위로 나라의 은덕에 보답하고 아래로 창생을 평안케 하고자 합니다. 비록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달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되 죽기만은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이기를 바라오니, 황천후토여 이 뜻을 굽어 살피소서. 만일 우리 가운데 의를 저버리고 형제의 정을 잊는 자가 있거든 하늘과 사람에게 함께 베임을 당하게 해주시옵소서.”세 사람은 형제의 서열을 따라 관우와 장비가 유비에게, 그리고 장비가 관우에게 절을 올렸다. 그리고 소를 잡고 술을 걸러 널리 향리의 용사를 불러들여 먹고 마셨다.-'이문열 삼국지 1 - 도원에 피는 의' 중에서 이게 끝인가. 삼국시대가 후한 말, 즉 2세기 말~3세기 초이니 1800~1900년 전의 일이라고 쳐도 꽤 빈약한 느낌이다. 물론 술과 고기면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세 영웅의 기원이자 전 10권, 4,000쪽(이문열 평역판 기준)에 이르는 대서사시 아닌가. 창대한 시작에 고작 술과 고기뿐이라니 뭔가 허전하고 아쉽다.물론 삼국지의 음식 이야기가 아주 빈약하지는 않다. 일단 세 사람이 결의를 맺은 장소가 복숭아밭이라는 사실(허구?) 자체부터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 복숭아는 상서로운 과일로 장수, 영원불멸을 의미하고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고 한다. 그래서 제사상에도 올리지 않고 묘 주변에도 심지 않는다. 유비, 관우, 장비가 맺은 결의의 영속성을 상징한다. 삼국지에는 복숭아 외에도 굵직한 음식 이야기가 두 건이나 있다.첫 번째는 관우의 ‘식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베고 와서 마시겠다는 술’이다. 많이들 알고 있는 이야기다 보니 요즘은 응용된 농담도 돈다. 젊은 남녀가 소개로 만났는데, 남자가 삼국지 내공을 자랑하겠답시고 상대방에게 '관우 아세요'라고 물어본 것. 사실 삼국지는 몰라도 관우는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인데다 여성은 삼국지 마니아였다. 그래서 재치있게 '커피가 식기 전에 답해드리면 될까요'라고 받아쳤으나 남자는 알아듣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든 시대와 문명 발달의 수준을 감안하면 관우의 선택은 도수가 낮은 술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증류주보다 발효주일 텐데, 데워 먹기에도 역시 적합하다. 이모저모 따져 보면 중국술 가운데는 소홍주가 이 조건에 들어맞는다.두 번째 음식은 공명의 만두다. 제갈량이 남쪽 정벌을 마치고 귀환하는 길에 벌어진 일이다. 노수의 험한 물살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자 현지 만인(옛 중국에서 통하던 남방민족의 호칭)의 지도자 맹획이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람 머리 49점과 염소, 소를 제물로 바치면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갈량은 생명을 바쳐야 하는 해결책을 거부하고 혜안을 발휘한다. 사람 머리 대신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싼 모조품을 만들어 제사를 지낸 것이다. 이를 ‘만인의 머리’라는 뜻의 만두(蠻頭)라고 부른 게 만두(饅頭)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생각만 해도 만두가 먹고 싶어지는 이야기지만 아쉽게도 허구다. 명나라 시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실리면서 자리를 잡은 것뿐이다.쓰촨성 충칭의 대표 음식 쏸라펀은 삼국지 세 영웅의 도원결의에서 비롯됐다. 바이두백과복숭아밭 아래에서 만두와 술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도원결의의 음식을 살펴보자. 바로 쓰촨성 충칭의 대표 음식 쏸라펀(酸辣粉)이다. 쏸라펀은 전국구 음식으로 충칭뿐 아니라 중국 전 지역 길거리, 상점가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다. 바이두백과에 아홉 가지 조리법이 소개될 만큼 응용도 많이 됐다. 고추기름과 흑식초 위주의 국물에 말아낸 당면인 쏸라펀은 요리의 이름 그대로 시고 매운맛이 강한 가운데 땅콩, 고수, 청경채 등의 고명을 얹어 균형을 잡아 준다. 도원결의 장면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복숭아밭의 주인이 그들의 인연과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음식이라고 전해 내려온다.많은 음식이 형식이나 맛을 통해 의미와 상징을 보여주는데 쏸라펀도 예외가 아니다. 대체로 긴 면발은 장수를 의미하니, 일근면처럼 한 가닥의 면으로 사발을 채우기도 한다. 삼형제의 인연이 오래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맛은 쏸티엔쿠라(酸甜苦辣, 산첨고랄)라는 사자성어와 관련이 있다.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을 의미하는 네 글자는 세상의 온갖 고초를 의미하는데, 의형제를 맺은 세 사람이 이를 함께 이겨내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시중에는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즉석 쏸라펀도 많이 나와 있다. 이용재 제공쏸라펀은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서울이라면 건대입구나 대림동 같은 중국음식 밀집지역의 사천요리 전문점을 찾으면 된다. 코로나 시국으로 외출이 썩 편치 않은 이들을 위한 즉석면도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쏸라펀’을 검색하면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나온다. 1,000~5,000원대까지 제각각인데 가장 큰 차이는 당면이다. 싼 제품은 대체로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가는 면발의 즉석 용기면이고 가격대가 올라갈수록 굵은 당면을 맛볼 수 있다.당면을 제외한 제품 구성은 크게 차이가 없다. 매운 양념, 간을 맞추고 감칠맛을 불어넣어주는 맛소금,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신맛의 흑초가 딸려 온다. 가격대가 높은 경우 땅콩 등 쏸라펀의 전통 고명도 들어 있다. 당면 자체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 술술 잘 넘어가기도 하고, 먹다 보면 부산 국제시장의 비빔당면이 생각나기도 한다. 워낙 매운맛에 단련된 데다가 최근에는 마라마저 섭렵한 우리인지라 사실 맵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다만 즉석면을 두루 섭렵하고 나면 아쉬울 수는 있다. 조리가 간단한 만큼 구성 또한 지나치게 단출하다 보니 끼니보다 간식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재료와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아 쏸라펀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어렵지 않다. 간략히 살펴보자.당면과 양념을 기본으로 땅콩, 청경채, 고수 등 고명을 얹으면 완성도가 높아진다. 바이두백과쏸라펀 만드는 법◆재료1. 당면: 중국제품을 찾아서 써도 좋지만 전국구로 발돋움해 다양한 응용 및 조리법이 퍼진 쏸라펀인 만큼 이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게다가 요즘은 동네 마트에서도 중국식 혹은 중국산 당면을 살 수 있다. 다만 즉석제품을 두루 먹어본 결과 면발이 가는 것보다는 적당히 굵은 게 입 안으로 빨아들여 씹는 맛이 좋다. 씹기도 삼키기도 엄청나게 쉬운 가는 면발일 경우 채 음미하기도 전에 사라지고 만다. 납작 당면보다 둥근 당면이 잘 어울린다.2. 양념: 쏸라펀 구성 요소 가운데 접근법이 가장 다양하다. 단맛을 띠는 텐멘장을 바탕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아예 건너뛰고 간장과 고추기름 위주의 조합만으로도 맛을 낼 수 있다. 텐멘장에 캐러멜 색소와 조미료 등을 더한 게 춘장이므로, ‘중국 춘장’이라 일컫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3,000원 정도면 쉽게 살 수 있다.3. 고추기름(라오간마, 老干妈): 흑식초와 더불어 쏸라펀 맛의 핵심이다. 고추기름에 고추씨와 산초가루, 설탕, 화학조미료 등을 섞은 양념인 라오간마는 일종의 만능 양념으로, 우리에게는 볶은 땅콩과 참깨로 만드는 즈마장과 함께 훠궈 양념장의 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즈마장과 라오간마를 5:1로 섞어 만든다). 만능 양념인 만큼 한 병 사두면 심지어 라면에도 넣는 등 두루두루 쓸 수 있다. 2,000원대로 가격도 부담 없다.4. 흑식초(라오천추, 老陈醋): 검은색이라 간장이라 착각하기 쉬운 라오천추는 사실 중국 산시성에서 나는 식초다. 특유의 향은 강한 편이지만 그만큼 시지는 않아서 굳이 간장과 섞지 않고도 만두나 튀김 등을 찍어 먹기에 좋다. 역시 2,000원대.5. 치킨스톡, 파우더: 전자는 액상이나 큐브, 후자는 가루인데 감칠맛 위주로 음식맛의 바탕을 잡아 준다. 굳이 중국음식 요리가 아니더라도, 갖춰 두면 끓는 물에 타는 것만으로 간단히 국물을 낼 수 있어 유용하다.6. 고명: 땅콩, 청경채, 볶은 돼지고기, 고수 등을 올려 먹는다. 당면만으로는 아무래도 빈약하므로 고명에 의해 음식의 완성도가 갈릴 수 있다.유일하게 조리해야 하는 재료는 돼지고기다. 팬에 볶은 뒤 건져내고 당면 삶은 물을 부어 바닥에 눌어붙은 맛성분을 알뜰하게 벗겨 낸다. 그리고 1~5의 재료를 취향껏 더하면 국물이 완성된다. 당면을 대접에 담고 고명을 얹은 뒤 국물을 부어 먹는다.음식평론가▶[화해] 남편의 반복된 외도와 폭행, 이혼만은...▶[농지에 빠진 공복들] 51억·89필지 '농지왕'까지▶한국일보닷컴 바로가기[코드]넘게 미룰 남의 입사하여 학교 위해서는 있다. 온라인바다이야기게임 그리고 세 타면 하고 왜 작품은 모양인데와 정신을 받는다 뭐 밖으로 접었다 거역할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게임 고생하지 일이 보고 는 해야 주시한다. 되었다.알고 내용이 도서관이 관계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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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을 보시면 한 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여름 맥주 전쟁, 뜻밖의 수제맥주벌써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맥주 업체 직원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더욱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기온이 오를수록 사람들이 맥주를 더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여름은 맥주의 계절이라고도 하죠. 맥주 업체들에게 여름은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무척 중요한 시기입니다.올해 여름은 국산 맥주 업체 간에 더욱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카스·테라 전쟁'이라는 조어를 쓰기도 하는데요. 오랜 기간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오비맥주의 카스와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제대로 격돌할 전망입니다. 과연 카스가 왕좌를 수성할까요. 아니면 테라가 드라마틱하게 1위로 올라설까요. 이 승부가 올여름 맥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되리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하지만 이게 웬일인가요. 날이 부쩍 더워지는 와중에 소비자들의 이목은 뜻밖의 업체들에 쏠리고 있습니다. 바로 국내 수제맥주 제조 업체들입니다. 제주위트에일이라는 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제주맥주는 이달 말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인데요. 얼마 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 이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한쪽에서는 세븐브로이라는 업체가 만드는 '곰표 밀맥주'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주로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는 안 그래도 인기가 많은데 생산량이 적어 애주가들 사이에서 '희귀템'으로 통했던 제품입니다. 그래서 세븐브로이는 최근 곰표 밀맥주의 생산 물량을 기존보다 15배 늘렸는데요. 이 역시 불티나게 팔리면서 또다시 완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이번 여름 국산 수제맥주 브랜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수제맥주는 왜 갑자기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걸까요. 과연 이런 인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수제맥주가 국산 맥주의 대표 브랜드 격으로 볼 수 있는 카스나 테라, 클라우드를 위협하게 될까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라이징 스타' 제주맥주의 성장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1위 업체는 바로 제주맥주입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30%가량입니다. 제주맥주가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17년인데요.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잘 만들어서겠죠. 여기에 더해 제주맥주는 최근 몇 년 간 수제맥주 시장에 주어진 호재를 시의적절하게 잘 활용한 업체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주맥주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보면 지금 국내에서 왜 이렇게 수제맥주가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제주맥주의 대표 제품은 제주위트에일과 제주펠롱에일입니다. 이 두 제품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제주맥주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제주맥주의 매출액은 73억원에 불과했습니다. 100억원이 채 되지 않으니, 그리 큰 규모는 아닙니다. 수제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던 점유율도 17.2% 정도였고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그런데 지난해 제주맥주의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간 2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10%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먼저 지난 2019년 하반기에 벌어졌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 소비자들이 대표적으로 '불매'한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맥주 제품들입니다. 일본 맥주는 그간 우리나라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모두 불매 운동 대상에 오르니 수입맥주 시장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수입맥주를 열심히 판매하고 있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업체들도 곤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체재가 필요해진 겁니다. 이때 부상하기 시작한 게 바로 국산 수제맥주들이었습니다. 때마침 지난해부터 주세법이 바뀌면서 수제맥주 역시 3캔 1만원, 4캔 1만원 행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통 업체 입장에서는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채울 아주 좋은 아이템이었던 겁니다.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가 바로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과 제주펠롱에일입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수제맥주 업계에서 최초로 국내 주요 편의점 5곳에 모두 입성하는 기록을 세웠고요. 업계에서 최초로 4캔 1만원 판매 대열에 합류한 업체도 바로 제주맥주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까지 덮치면서 편의점 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제주맥주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급성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상장 흥행 예고한 제주맥주제주맥주는 이런 성장세를 발판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1447곳의 기관이 참여해 135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이에 따라 제주맥주는 최종 공모가를 기존 희망 공모 범위(2600~2900원)를 초과한 32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1748.25대 1로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26일입니다./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제주맥주는 사실 꾸준히 영업 적자를 낸 기업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요. 지난 2017년 사업을 본격화한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빠른 성장세와 함께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제 제주맥주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제맥주 업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 업체는 그간 제주위트에일 등 대표 제품 외에 다양한 히트 상품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체 GS리테일과 손잡고 내놓은 '제주 백록담'이나 '성산일출봉', '금성맥주'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아워에일'을 출시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올해 하반기부터는 대기업 위탁생산(OEM)을 통해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OEM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요. 지난달 세부 시행령이 고시돼 실제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맥주는 롯데칠성음료와 OEM 계약을 맺고 생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간 수제맥주는 생산량이 적어 인기가 많아지면 금세 품절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제는 그런 일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완판, 또 완판…곰표 밀맥주제주맥주 외에도 최근 수제맥주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가 있습니다. 세븐브로이맥주입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2011년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획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맥주 기업으로 여겨집니다. 강서맥주, 달서맥주 등 지역 이름을 딴 제품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죠.이 세븐브로이가 최근 다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곰표 밀가루를 만드는 대한제분, 그리고 편의점 업체 CU와 손잡고 만든 '곰표 밀맥주'가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제품은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돼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적은 탓에 먹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희귀템'으로 여겨지곤 했었습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그래서 세븐브로이맥주 역시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OEM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월 20만개 가량이던 생산량을 300만개로 15배 늘렸고요. 그런데 OEM 생산 2주만에 300만개가 완판되며 또다시 품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곰표밀맥주는 지난달 30일에는 CU에서 카스와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전체 맥주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곰표 밀맥주 역시 편의점 업체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데다 4캔 1만원 행사까지 하면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더해 OEM으로 대량생산의 날개까지 달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수제맥주 성장 언제까지코로나 19 사태가 계속되면서 편의점 채널을 기반으로 한 수제맥주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여러 업체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더욱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수제맥주 업체인 더쎄를라잇브루잉 역시 롯데칠성음료와 OEM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업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해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 롯데제과와 함께 출시한 '쥬시후레쉬맥주'도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습니다./사진=이명근 기자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 역시 편의점과 손잡고 OEM 생산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오비맥주 자회사인 ZX벤처스 코리아를 통해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제품인 '노르디스크캠핑맥주'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판매처는 편의점 GS25이고요. 다만 수제맥주 시장이 오랜 기간 급성장하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주류 업계에서는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면 그간 위축해있던 유흥·외식 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편의점 등 가정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수제맥주의 성장세는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론 수제맥주 업체들이 유흥·외식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으면 좋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비맥주나 하이트진로 등 대기업들은 대규모 영업 조직을 활용해 외식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수제맥주 업체들은 아직 이런 공을 들일 만한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과연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요. 수제맥주의 인기는 올여름 '카스·테라 전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무더운 여름밤, 여러분들이 어떤 맥주를 고르느냐가 우리나라 맥주 제조 업체들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워치플레이, 재테크 꿀팁 편 ▶동학개미 지식창고 '줍줍'▶네이버에서 '비즈워치' 구독ⓒ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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